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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에 골뱅이·물결·삿갓·백설표…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by Asa_v 2024.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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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키보드 기호의 기원.. 그리고 이름들을 알아보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348356

 

키보드에 골뱅이·물결·삿갓·백설표…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키보드 글씨 중에 숫자·문자말고 ‘그거’ “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장 하찮은 물건도 꽤나 떠들

n.news.naver.com

 

명사. * 키보드 배열순. 1번 항목은 공식 명칭, 2번 항목은 별칭 혹은 약칭

【예문】네 전산실입니다. 전원 껐다 켜보셨어요? 안 꺼지면 알트컨트롤델키 누르시고요.

위와 같다. 워낙 종류가 많으니 헷갈리는 것만 짚어보자. 영어 시간에 배우는, I’ll be back이나 ’89(1989년)처럼 문자를 생략하거나 소유격 표시를 위해 사용하는 아포스트로피(apostrophe, 어깻점)는 작은따옴표를 기준으로 본다. 엄밀히 말하면 다른 부호지만 기계식 타자기 시절 키를 아끼기 위해 혼용해서 쓰던 것이 굳어진 것. 이후 컴퓨터에서 문자를 표현하기 위해 1963년 미국에서 내놓은 표준 전산 부호체계 아스키(ASCII)코드에서도 특수문자에 쓸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았던지라(32개뿐이다) 선대 타자기의 근검절약 정신을 이어받았다.

₩는 과거사가 복잡하다. 나라 마다 부르는 이름도, 생김새도 다르다. 일단 한국어 글꼴에서는 ₩(₩)는 원화 기호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엔화 기호)로 표시되고 영어 글꼴에서는\(역슬래시)로 나온다. 같은 키를 눌렀는데 3가지 다른 결과물이 튀어나오는 셈이다. 뭐야 이거.

이게 다 일본 때문이다. 일본이 1969년 아스키코드에 대응하는 문자 체계 JIS X 0201을 지정하면서 역슬래시를 엔화 기호로 바꿔버렸고, 이후 한국에서도 KS X 1003라는 로마문자 체계를 만들면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역슬래시 대신 원화 기호를 넣어버리면서 컴퓨터가 \=¥=₩, 세 종류의 문자를 모두 같은 문자로 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1969년 지정된 일본 최초의 로마자 및 가타카나 문자 집합 JIS X 0201. 엔화 기호 ¥가 보인다. 저게 이 모든 혼돈의 원흉이다. [사진 출처=공공 저작물]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역슬래시보다 화폐 기호가 있는 편이 유용하겠지만, 문제는 글꼴 환경에 따라서는 혼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글 글꼴에서 ₩100라고 써놨다면 일본어 글꼴에선 ¥100으로 보일 테니까. 기호 하나에 10배 가까이 액수 차이가 나버리는 셈이니 큰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글꼴에서도 ₩, ¥로 보이는 특수문자도 생겼다.

또 다른 문제는 역슬래시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는 자주 쓰이는 부호라는 점이다. 도스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rename c:\gamepm2dd.lbx dd2lbx’ 같은 식의 명령어를 기억할 것이다. 역슬래시는 이처럼 디렉토리나 파일의 경로를 나타내는 용도로 쓰이는데 한국 한정으로 C:₩WindowsSystem32₩ 식으로 표기된다.

`는 억음부호, 그레이브 액센트라고 한다. 아포스트로피로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다. 아포스트로피는 I’m(I am)이나 let’s(let us)처럼 로마자 알파벳 축약어를 문자로 표기하거나 음절 구분을 위해 사용한다. 억음부호는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베트남어 등에 사용되는 발음 구별기호인데, à, è처럼 로마자 위에 붙여 표기한다. 그레이브 악센트 역시 타자기 시절의 유산인데 당시에는 a키를 치고 한 글자만큼 거꾸로 이동해 다시 `를 쳐 à 문자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현재 쓰이는 문자 체계에는 아예 a와 à가 다른 문자로 구분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필요 없는 기능이다.

이모티콘 :-) 의 생일은 정확히 1982년 9월 19일 오전 11시 44분이다. 미국 카네기멜런대학교 컴퓨터과학과의 스콧 팔먼 교수가 교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가 최초다. 그는 “인터넷에 글만 쓸 수 있었던 시대에는 상대방의 표정을 알 수 없어 서로 다투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글자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즉 이모티콘을 발명했다. 이 정도 업적이라면, 생애에 한 점의 후회도 남지 않으리라. [사진 출처=스콧 팔먼 교수 SNS]^는 `처럼 글자 위에 찍는 발음 구별 기호 중 하나인 곡절 부호(서컴플렉스)로 쓰이거나 컴퓨터 환경에서 윗첨자 대신 지수(2^3=2의 3승)를 표시할 때 쓰이기도 한다. 원래 용법대로라면 거의 쓸 일이 없는 비인기 기호겠지만, 한국에서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이모티콘 ^^덕분에 활용 빈도가 매우 높다. 지금에야 ㅋㅋ나 ㅎㅎ 등 초성체에 밀려났지만. 서양쪽 웹 커뮤니티에서는 위쪽을 가리키는 화살표로 쓰인다.

재밌는 것은 웃는 표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보면 동서양의 차이가 명확하단 점이다. 행동과학 및 사회심리학을 연구하는 일본 훗카이도대의 마사키 유키 행동과학과 교수는 동양 문화권에서는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기 위해 눈을 보는 경향이, 서양 문화권에서는 입을 관찰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발표했다. 이모티콘 역시 그 경향이 반영돼 동아시아에서는 ^^ ㅠㅠ가, 서구권에서는 :) :( 가 각각 웃는 얼굴과 슬픈 얼굴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상한 연구 많이 하기로 유명한 영국에서도 표정을 읽는 실험을 통해 비슷한 결과를 도출했다.

아멘(amin)의 a를 @로 표기한 1345년 마나세스 연대기. [사진 출처=공공 저작물]@=골뱅이가 공식 명칭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당연히 별칭이겠거니 여겼겠지만, 엄연히 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골뱅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골뱅이. 명사. 1. 수염고둥과의 동물. 원뿔형이며 나사켜에 두 줄의 굵은 나륵(螺肋)이 있다. 각정은 흑갈색이며, 껍데기의 높이는 6.5㎝이며 지름은 4c㎝이다. (중략) 2. 인터넷 주소에서 사용자의 아이디(ID)와 도메인 이름 사이에 쓰는 기호 ‘@’를 가리키는 말. 모양을 본떠 지은 말이다.

@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이 최초로 발견된 문서는 1345년 마나세스 연대기의 불가리아어 번역본으로, 아멘(amin)의 a를 @로 표기했다. 이후 @는 15세기 포르투갈 등지에서 25파운드(약 11.3㎏)에 해당하는 무게 단위인 아로바(arroba)의 약자로 쓰였다. 가격을 나타내는 약어(개당 @1달러)로도 쓰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가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 것은 이메일 덕분이다. 더 자세히 들어가면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아파넷, ARPAnet)이 막 개화하던 1971년 최초의 전자우편을 ‘발명’한 프로그래머 레이 톰린슨(Raymond Tomlinson, 1941~2016) 덕이다. 그는 이메일 주소 체계를 만들면서 사용자 이름과 컴퓨터 네트워크 주소를 구분해주는 기호로 @를 택했다. 이유는 아무도 쓰지 않는 기호라서 용도가 겹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쁜데 슬프다.

이메일을 발명하고 @를 재발견한 故 레이 톰린슨. 사진 출처=[Raytheon BBN Technologies]@의 독특한 모양 때문에 나라·언어권마다 호칭이 다양하다. 원숭이 꼬리(네덜란드), 돼지 꼬리(노르웨이), 코끼리 코(덴마크), 거미원숭이(독일어), 작은 개(러시아), 원숭이(폴란드·불가리아), 달팽이(이탈리아), 쥐(대만), 청어 절임(체코), 고양이 꼬리(핀란드), 벌레(헝가리), 사자(말레이시아) 등. 동물의 사육제가 따로 없다.

et가 &가 되는 마법. 대략 4번째부터 억지가 보인다. [사진 출처=위키피디아]이름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은 앰퍼샌드(&)다. 꽈배기처럼 꼬인 모양은 ‘~와(and)’를 의미하는 라틴어 et에서 온 것이다. 필사 속도를 높이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두 개의 문자를 한 글자로 합치는 것을 ‘합자(合字)’라고 하는데 et도 합자의 과정을 거쳐 100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점차 &로 변화됐다.

이름 역시 라틴어에 빚을 지고 있다. 19세기 초반 영미권 학교에서는 &를 27번째 알파벳으로 가르쳤는데, 알파벳을 순서대로 입으로 외게 하면서 “…X, Y, Z and per se &(and)”라고 읽혔던 것이 축약되고 원래 의미가 희미해지면서 앰퍼샌드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고 1837년 영어 사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다. 퍼 세이(per se)는 라틴어 어구를 그대로 차입한 영어 단어로 ‘그 자체로’(by, in itself)란 뜻이다. “…X, Y, Z 그리고 그 자체로 &.” 앤드 퍼 세이 앤드 → 앰퍼샌드,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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