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A씨와 B씨. /사진=KBS2 '스모킹 건' 방송화면2009년 8월 28일 저녁 8시 18분. 단역 배우로 일하던 34세 여성이 성폭행 피해 등으로 처지를 비관, 건물 18층에서 뛰어내려 숨을 거뒀다. 세상에 대한 원망의 말을 남기기 위해 일부러 욕설과 발음이 비슷한 날짜와 시간에 맞춰 생을 마감한 것이다.
"죽는 길만이 사는 길이다"라는 유서를 남긴 이 여성이 사망한 지 6일 뒤 함께 단역 배우로 활동하던 30세 여동생도 같은 방법으로 세상을 떠났다. 두 자녀를 한꺼번에 잃은 아버지는 충격을 받고 두 달 뒤 뇌출혈로 사망했다. 어머니는 순식간에 혼자가 됐다.
동생 소개로 단역배우 일한 딸, 어느 날부터 "죽여야 해" 혼잣말하며 욕설2004년 7월 대학원을 다니고 있던 여성 A씨는 방송국에서 백댄서로 활동하던 동생 B씨 소개로 엑스트라(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런데 평소 차분하고 조용했던 A씨는 일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변해갔다. 이유 없이 엄마와 동생에게 욕설을 내뱉고 누군가 이름을 되뇌며 "죽여야 해"라고 하기도 했다.
A씨 방에서는" 죽고 싶다", "익사가 답이다", "반장을 조심해야 한다" 등 이해할 수 없는 문구가 적힌 메모도 발견됐다.
결국 정신병원에 가게 된 A씨는 상담 중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아르바이트 중 촬영 현장에서 반장으로 불리는 관리자를 포함해 스태프 12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말했다.
12명의 가해자…피해자 엄마 "경찰도 가해자, 성기 그려보라고 요구"

A씨의 정신병원 상담 내용 /사진=JTBC '탐사코드J'A씨는 단역배우로 활동한 지 약 한 달 뒤인 2004년 8월부터 성폭행과 성추행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반장 C씨가 따른 술을 마시고는 정신을 잃고 성폭행당했다고 말했다.
C씨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성폭행했고 그해 10월부터는 다른 반장들에게 A씨를 음란한 여성으로 소개했다. A씨는 촬영지 모텔 등에서 현장 반장, 부장, 캐스팅 담당자 등에게까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해야 했다.
A씨는 이들에게 "어디 가서 말하면 네 동생과 엄마를 죽이겠다" "동생을 팔아넘기겠다" 등 협박을 받고 해코지가 두려워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A씨 어머니는 딸을 설득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성폭행 4명, 성추행 8명이었다. 가해자들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경찰도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A씨 어머니에 따르면 당시 경찰 조사에서 한 수사관은 A씨에게 가해자 성기 색깔과 둘레, 길이 등을 그려오라고 종이와 자를 줬다.
칸막이 없이 가해자들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경찰은 성폭행 상황을 묘사해 보라고 했고 일부 가해자들은 체위까지 재연하며 낄낄거렸다. 보다 못한 A씨 어머니는 A씨를 끌고 경찰서를 나왔고 A씨는 8차선 도로로 뛰어들려다 제지당했다.
"힘들어서요" 고소 취하한 A씨, 유서엔 "난 그들의 노리개였다"…가해자들 처벌 없었다

A씨의 고소 취하 이유가 담긴 의무기록서 /사진=JTBC '탐사코드J'가해자들은 A씨의 집을 찾아와 "불을 지르겠다"며 협박했다. 경찰 조사 방식과 지속적인 협박을 견디지 못한 A씨와 가족은 2년 만인 2006년에 고소를 취하했다. A씨는 고소 취하 이유에 대해 "힘들어서요"라고 적었다.
이후 3년간 괜찮아 보였던 A씨는 끝내 목숨을 끊었다. 그가 남긴 유서 형식 메모에는 '난 그들의 노리개였다',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 등 내용이 적혔다.
여동생 B씨는 자신의 소개로 일하다 변을 당한 언니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6일 뒤인 9월3일 목숨을 끊었다. B씨는 유서에 "엄마는 복수하고 오라"고 적었다. 두 딸의 잇따른 죽음에 평소 지병이 있던 피해자 아버지는 그해 11월3일 뇌출혈로 사망했다.
한 가정이 파탄 났지만 가해자들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한차례 고소 취하로 인해 재고소가 불가능하자 A씨 어머니는 2015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판결에서 성폭행 사실은 인정됐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패소했다.

1인 시위에 나선 피해자 어머니 /사진=KBS2 '제보자들' 방송화면이후 A씨 어머니는 1인 시위에 나섰다. 미투운동이 활발하던 2018년 다시 사건 진상 조사가 착수됐지만 가해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일부는 조사를 거부하면서 어떠한 진전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A씨 어머니는 명예훼손 혐의로 가해자들로부터 고소당했고 '2차 가해' 의혹이 있는 경찰관 근무지를 찾아갔다가 강제 연행됐다.
다만 당시 법원은 "공권력이 범한 참담한 실패와 이로 인해 가중됐을 A씨 모녀 고통을 보면서 깊은 좌절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현재도 A씨 어머니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A씨 어머니는 가해자들이 아직도 현직에서 일하고 있으며 한 가해자는 기획사 대표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중파 드라마에 가해자들이 업무 중임을 알려 방송사들로부터 관련 인물들의 업무배제 및 계약 해지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2019년부터는 유튜브 채널을 열어 가해자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며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5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A씨 어머니는 "공소시효 만료를 없애고 재심이라는 걸 하려고 한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모임을 만들었고 가해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242021
경찰 "성폭행 상황 묘사해 봐", 가해자들은 '낄낄'…숨진 단역배우[뉴스속오늘]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09년 8월 28일 저녁 8시 18분. 단역 배우로 일하던 34세 여성이 성폭행 피해 등으로 처지를 비관, 건물 18층에서 뛰어내려 숨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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