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기자,BBC 코리아
2024년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많은 여성들이 광장으로 나서고 있다. 계엄령을 비롯해 윤 대통령 펼친 정책들이 구조적 성차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문제 의식 때문이다.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여성계 시국선언문'이 발표됐다. 시국선언문에는 전국 296개의 여성단체와 시민 1726명도 개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은 선거 시기부터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발표하고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정서를 정치적 자원으로 활용함으로써, 대통령 당선 전부터 반민주적인 통치를 예견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여성계는 윤 정부의 반여성·반성평등 기조를 지적하며 이것 역시 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여러 정책 중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여성폭력 예산 삭감·민간고용평등상담실 전면 폐지·정책 용어에서 '여성'과'성평등' 삭제 등을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한국일보 인터뷰를 통해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언급해 여성계의 우려와 비난을 산 바 있다.
이 자리에 참여했던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BBC 코리아에 "계엄령으로 인해 이런 자리가 열렸지만 이건 그 전에 여성계가 내왔던 목소리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동 여성 살해 사건을비롯해 딥페이크 사건 등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는 일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던 정부가 계엄까지 선포하지 이제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후 사회는 다른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하고 이 사람들이 단순히 윤석열 탄핵 뿐 아니라 그 이후 한국 사회가 다른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지금 이 시기에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p3zzewped2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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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여성 단체들은 7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에서도 다른 시위대와 함께 윤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를 비판하며 '정권 퇴진'을 외쳤다.
이 자리에는 이들과 더불어 개별적으로 나와 함께한 개별 시민도 있었다.
중앙대 학생인 박지혜(22) 씨는 '기말고사'가 코 앞이지만, 나가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해서 나왔다고 했다.
박 씨는 특히 '불법 촬영' 등으로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일상이 바뀌길 염원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학교 화장실에도 '불법 카메라 점검 완료' 이런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여긴 안전하다고 쳐도 밖에 나가면 이게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 화장실 문 등에 구멍이 많은 걸 보면 상당히 신경을 쓰게 되거든요."
박 씨는 "윤석열 정부가 선거 때부터 여성 인권을 누르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당선에 활용했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도 이를 계속 이어나가는 게 여성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직장인 엄지효 씨는 이번에 처음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예전에도 촛불 집회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제는 지금은 가만히 보면 안되겠고 조금이라도 목소리를내야할 것 같아서 왔다"고 했다.
그는 "여성 관련 정책들을 지원해주는 것들이 사라지고 예산도 삭감되는 것들을 보고 부당함을 느꼈다"며 "적어도 상식적인 사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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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유리천장 환경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여초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이곳 업계가 대표자 같은 경우는 남성이 대부분"이라며 "여성들이 고위직으로 승진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그는 "여성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기도 하고 실제로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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